[虛堂같은 이야기]아수라와 야단법석

  • 이기문
  • 2019-05-28 12:39:29
  • 조회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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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阿修羅場):아수라는 화를 잘내고 성질이 포악해서 좋은 일이 있으면 훼방 놓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아수라는 욕심 많고 화 잘내는 사람이 죽어서 환생한 축생(畜生)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수라들이 모여서 놀고 있는 모습은 엉망진창이고 시끄럽고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아수라는 줄여서 흔히 수라라고 하며 아수라장 역시 수라장이라고도 한다.


▶이판사판(理判事判):'이판(理判)'은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도를 닦는 일'을 말하며 그러한 일을 행하는 스님을 '이판승(理判僧)' 또는 '이판중', '공부승(工夫僧)'이라고 한다. 반면, '사판(事判)'은 '절의 재물과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일'을 말하며 그러한 일을 수행하는 스님을 '사판승(事判僧)' 또는 '사판중'이라고 한다. 억불정책(抑佛政策)을 시행했던 조선 시대에는 스님이 아주 낮은 신분이어서 이판승(理判僧)이든 사판승(事判僧)이든 스님이 되는 것은 인생의 끝이기 때문에 '이판사판(理判事判)'에 '마지막 궁지' 또는 '끝장'이라는 의미가 붙었다고 하기도 하고, 스님의 길은 이판(理判) 아니면 사판(事判)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이기에 그러한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야단법석(野壇法席); 야단(野壇)이란 야외에 세운 단 이란 뜻이고, 법석(法席)은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이다. 즉,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 라는 뜻이다. 법당이 좁아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으므로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듣고자 하는 것이다. 그만큼 말씀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석가가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할 때 최대 규모의 사람이 모인 것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했을 때로 무려 3백만 명이나 모였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하게 된다. 이처럼 경황이 없고 시끌벅적한 상태를 가리켜 비유적으로 쓰이던 말이 일반화되어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게 되었다.


  정치인을 풍자하는 유모 중 ‘정치인과 거지의 공통점’이 있다. ‘주댕이로 먹고산다, 정년퇴직이 없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출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다, 현행 실정법으로 다스릴 재간이 없다’ 는 등 대부분 비아 냥 성 유모가 많이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절이나 스님들을 빗대어 생겨난 언어들이 있다. 아마도 그 시대에 가정 골칫거리지만 세력도 있는 불교 집단을 행해 백성들이 자숙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고 승려들을 얕잡아 보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 불교계나 위에 열거한 불교 용어들이 어쩌면 그렇게 딱 맞는지 모르겠다. 또한 정치판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인데 위 단어를 전부 사용해 정치집단을 표현하자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아수라들이 모여 이판사판으로 싸우고 나라를 개판 만들고자 야단법석 떤다.” 라고 집약할 수 있겠다.


  사실 국가와 민족이니 국민이니 떠들며 정치하는 사람들 정말 순수한 사람도 있긴 하겠으나 결국은 권력인데, 돈이 생기지 않는 권력이라면 그리 사생결단으로 덤비지 않을 터 그 힘 있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근들이 좀 열심히 벌면 별것도 아닌 액수를 덥석 먹고 자식들에게 보이지 말아야할 꼴 보이며 감옥 가는 것을 보면 결국은 money talks라는 말에 고개 끄떡일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그저 어느 집단이나 money를 획득하고자‘아수라’들이 모여 ‘이판사판 공사판’에서 ‘야단법석’떨며 사는 나라니 가장 하기 좋은 직업이 신문이나 방송 기자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뉴스 소재가 무궁무진 매일 넘쳐나기 때문이다.


  사실 특별한 사람 없다. 한국제일 갑부나 대통령이나 시골구석 촌노나 잘 먹고 좋은 집에서 좋은 옷 입고 사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그것을 달성하는 수단이 사업이니 정치니 예술이니 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순진한 사람들은 내가 오늘 로또를 탄다면 어려운 사람도 도와주고 봉사하며 살겠다고 예수처럼 말할지 모르나, 공교롭게도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그 목표가 한정되지 않고 무한대이기에 아귀처럼 끝없는 탐욕을 한다. 하루에 수십억을 써도 죽을 때까지 못쓰고 죽을 이건희도 형님에게 아버지가 준 유산 주기 싫어 피를 나운 형에게 험한 말을 하고, 세상 부럽고 무서 울게 없는 대통령이나 가족들도 돈 때문에 감옥 가지 않던가. 그러고 보니 ‘아귀’라는 단어도 불교 용어다.


  세상을 정화시키고자 탄생한 것이 종교라면, 국민을 잘살게 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국가기관이라면 잘하진 못해도 보통사람들 보다는 의식구조가 달라야 하는데 행동이나 의식구조가 한 차원 더 낮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사회 구조다.


/虛堂의 허당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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